동서양의 인식차이 – 학교교육

동서양의 인식차이 – 학교교육

한국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까지를 전기불도 없는 농촌에서 지내고 대학교와 대학원 석사-박사 학위를 한국에서 맞추고, 한국에서 수 많은 학생들을 지도했다.  대학교 학생시절 그 시대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학생들 과외를 해주며 학비를 충당하느라 매일같이 국민학교-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 했다.

자연스럽게 영어와 수학은 물론 거의 전 과목에 대한 지식(?)이 이런 기간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만 26년이었으니 한국교육에 대하여는 잘 안 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공교롭게도 해외대학에서 연구할 기회가 주어져서 미국의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에서 3년간을 연구하며 지냈고, 이어서 캐나다의 The University of Toronto에서 역시 3년간을 같은 목적으로 지냈다.

남부의 Harvard 라고 일컬어 지는 Duke University에서도 한동안 지냈고, St. Mary’s College of California 에서는 직접 박사과정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사립 중-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니 북아메리카 교육에 대해서도 얘기할 만 한 듯싶다.  1995년도에는 대학의 교무처장으로서 교육부의 후원으로 유럽대학교육과 학교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서유럽 7개국을 순방하며 교육제도에 대하여 살펴본 바도 있다.

오늘 교육칼럼의 제목이 ‘동서양의 인식차이-학교교육’ 이라고 정해져서 노파심에서 필자의 교육경험을 전제하는 것이다.

오늘은 동서양 간에 학교교육의 차이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교육에 대한 동서양 학부모들의 인식의 차이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  캐나다에서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부딪치는 점이 바로 학부모님들의 캐나다 학교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한국적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학부모님들의 공통점이라는 생각도 든다.  동서양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아래와 같은 점에서 현저하다.

동양에서는 학교의 모습에 대단히 관심이 있다.  학교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시설이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 학교가 좋고 나쁘고의 판단이 학교건물의 모습 (appearance) 과 규모 (size) 에 있는 것 이다.  이는 물론 체면문화 (the culture of face) 와도 연결되며 동양의 전통적 종교와도 연관된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학교의 모습이 멋져서 싫지야 않겠지만 대단히 실리적이어서 교육의 내용 (educational content) 에 관심이 많다.  대단히 실용적 (practical) 이라고 할까?  아마도 이는 서양의 기독교가 심어준 죄의 문화 (the culture of sin) 와도 연관되며 미국의 교육학자 John Dewey 가 주창한 교육이념인 실용주의 (pragmatism) 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필자는 캐나다에서 학교장을 하며 학교를 운영한다.  한국인들은 교사에 대하여 질문할 때 캐나디언 (Canadian) 이냐는 질문을 하신다.  아주 난처한 질문이다.  물론 교사들은 법적으로 모두가 Canadian들 이다.

그러나 질문의 원래 뜻은 인종이 캐나디언이냐는 뜻 인데 원래 캐나디언이라는 인종도 없거니와 캐나다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역사이다.  그래서 해석해보면 질문의 뜻이 백인 교사들 (Caucasian Teachers) 이냐는 결론이다.  피부의 색과 영어가 관계도 없고 더구나 지식과는 더더욱 관계가 없다. 왜 이런 인종적 편견이 나올까?  더구나 질문하는 분들께서는 한국인 자녀들을 둔 부모님들이 아니신가?  이런 사고방식이라면 우리의 한국인 자녀들은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유학하여 세계의 유수한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인재들이 된다 한들 어떻게 캐나다에서 직장을 갖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겠는가?

곰곰 생각하여 보면 이는 걱정을 넘어서 개탄할 일이다.  인종적 당당함은 커녕 인종적 열등감(ethnic inferiority complex)에 사로잡혀서 어떻게 자녀들을 가르친다는 말인가?  백 번 이해하면 아마도 캐나디언은 백인이고 백인이 영어를 잘 한다는 편견에서 그러실 줄 믿는다.  그러나 이 역시 틀린 것은 캐나다 이민은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왔고 또 백인이 영어를 잘 한다는 것도 아니 것은 전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여러 나라의 백인들도 많고 한국과 여러 동양사람들도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캐나다 교육을 받고 영어가 모국어 (first language)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편 서양사람들은 교사에 대해서 물을 때 경험과 자격을 묻기가 일쑤이며 특히 구체적으로 꼬치꼬치 묻기보다는 한번 말하면 그대로 믿게 된다.  그러나 동양의 경우에 교사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해도 정말이냐는 태도가 지배적이며, 더구나 한국인이 캐나다학교의 교장이라면 더더욱 못 믿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국에 가도 그렇고 캐나다에 있는 한국인 커뮤니티도 다름 아니다.  한국인이 학교를 하면 당당하기 보다는 의심이 가는 이유는 왜 일까?  그래서 인지 캐나다 학교 전시회 (school fair)에 가도 한국인 교장을 보기가 드물고, 학교협회나 무역협회의 모임에 가도 한국인을 보기가 드물다.

어느 쪽에 문제가 있는지는 몰라도 자녀들도 어른 들도 당당히 캐나다 사회에 나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님들이 크게 보면 한국인들이 당당할 필요가 있다.  인종적으로 한국인이 뭐가 꿀리는가?  피부색갈이 노란 게 뭐 안 되나?  이제 한국 학부모님들이 한국인이라는 열등의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본다.  한국학생 없는 학교, 한국교사 없는 학교, 한국교장 없는 학교가 그렇게 좋으면, 그대들의 자녀는 한국인이 아닌가?  피하지 말고 부딪혀서 돌파하여 이겨내고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이 캐나다학교 교사도 하고, 캐나다학교 교장도 하고, 캐나다대학 총장도 하도록 정신적으로 밀어줘야 한다.  민족의 우월성은 남이 아닌 내가 창조하고 개발하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들어서 여러 다민족 학급 (multi-ethnic group class) 이 가능해졌다.  한국인들이 한국인 교장, 한국인 교사, 한국인 학생들을 싫어하는 사이에 다른 여러 동서양 학생들이 입학하였다.  100% 대학입학률과 소규모 클래스에 철저한 수업이 좋아서 Queen’s College를 택하였다는 것이다.  명문 Appleby College에서도 전학을 왔다는 말에 어떤 학부모님은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습이셨다.

여기서 말씀 드리는 내용은 누구를 비난하기 위함도 아니요, Queen’s College를 선전하기 위함도 물론 아니다.  다만 솔직한 경험을 통해 동서양 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여기에 인종적 편견이 있는 우리 한국인 커뮤니티가 장래 자녀들을 위해서도 인종적 당당함으로 주류사회를 돌파하여 나아가야겠다는 말씀에 다름 아닌 것이다.

동양의 교육이 결과지상주의라면 서양의 교육은 과정중심주의이다.  물론 이것도 언어구조의 차이에서 오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동양에서는 연역적 사고 (deductive thinking) 가 지배적인데 비하여 서양에서는 귀납적 사고 (inductive thinking) 가 지배적이라는 사실이다.  동양인들은 연역적 사고 때문에 수학을 잘 한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귀납적 사고 때문에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가 맞는 것 같다.

동양의 부모님들은 자녀의 성적만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서양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수업태도와 학습의 향상, 그리고 자녀의 친구관계 및 community service 등 다분히 전인교육에 관심이 있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대학을 입학하기 위한 과정이 치열하다.  고등학교에서 한번 얻은 점수는 다시 수강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졸업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이곳 캐나다만 해도 고등학교 중에는 얼마든지 재수강할 기회를 주지만 일단 대학에 입학하면 졸업이 관건 (key) 이 된다.  그래서 철저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한 기본지식이 없이는 대학을 졸업하기란 불가능하다.  캐나다에만도 수 많은 한국의 유학생들이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와 대학원에 이르기 까지 유학생만 따져 볼 때 한국인의 숫자를 능가할 나라가 없는 성 싶다.  서양의 교육을 알아야 서양에서 승리한다.  한국사회가, 한국인들이, 한국인 자녀들이 모든 것을 당당히 적응하고 돌파하여 이곳 캐나다에서 한국인의 기상을 떨쳐주기 바랄 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