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수 8명이 들려주는 가르침

최고의 교수 8명이 들려주는 가르침

마크 트웨인은 교육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바를 알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은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을 때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칼릴 지브란은 “교육은 씨를 뿌릴 뿐 씨 자체가 아니에요. 그렇지만 씨가 자라게 하지요”라고 정의했다. 표현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일맥상통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에 독립한 나라 중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들 한다. 그 발전의 원동력은 자녀 교육에 몰입하는 위대한 국민성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는 교육에 헌신한 수많은 선생님들의 노고가 밑거름이 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교육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아직도 불만의 눈초리가 다분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계적인 교육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면서도 공교육을 대하는 시선들은 그리 곱지 않은 것이다. 자식들은 선생님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다른 선생님을 보는 시선은 매우 비판적이고 냉정한 이중성까지 보여준다.

교직을 바라보는 시각을 서운하다고 탓하기 이전에 나 자신부터 존경받을만한 선생님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지난 2008년 EBS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바 있는 <최고의 교수>는 교직을 원하거나 그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맑은 거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방송으로 접하지 못한 세밀한 부분까지 음미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감히 이 책을 평하는 글을 쓰기에는 너무 부족한 필력이니, 다만 감명 깊게 읽은 대목들을 베껴 보며 동감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는 바이다. 특히 이제 막 교직에 입문한 파릇한 새내기 선생님에게도, 오랜 시간 교단에 서서 타성에 젖은 채, 날마다 그날이 그날 같아 설렘 없이 교실에 들어서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도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한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글이어서 나의 독서록에 메모한 것들을 소개해 보면.
첫째, 도널드 골드스타인 교수는, “나의 교육 철학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인 내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매일 학생들이 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구실 문을 열어둔다. 학생들은 약속 없이 아무 때나 나를 찾아오고, 나는 그들의 질문에 가능한 한 긴 답장을 쓴다.

진정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이다. 어떤 사람은 90세에도 열정으로 가득 차 가르칠 수 있지만, 40세에 이미 노인이 되어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음을 잊지말아야 한다. 사람은 세월의 숫자만으로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로 나이를 먹는다. 나이든 이들의 경험이 변화하는 세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훌륭한 교수가 되는 결정적 비결을 알고 싶다고? 지금 하고 있는 일, 즉 가르치는 일을 즐기면 된다.”

둘째, 교수계의 마이클 조던, 조벽 교수는,
“교수가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강의는 최하급 강의, 교수가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면 조금 발전한 강의, 학생이 한 질문에 교수가 답하면 바람직한 강의다. 최상급 강의는 학생이 한 질문에 다른 학생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학생 중심 교육은 학생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장려하며 배려하는 교육이 학생 중심 교육이다. 단순히 학생을 채점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하면 많은 기회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생을 평가함과 동시에 내 수업 자체를 평가한다는 시각으로 접근할 때 더 풍요로운 결실을 거둘 수 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니다. 학생과 교수의 인간적인 만남이고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다.

그리고 내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것은 학생들이 성장하는 순간의 모습이다. 강의를 하다가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질 때, 소위 아하~하면서 눈이 반짝거린다든지, 눈이 커진다든지 하는 순간에 나는 큰 기쁨을 느낀다. 물론 행복하고 싶어서 교수가 된 건 아니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행복하다.”

셋째, D.허슈바흐 교수는,
“자연은 여러 가지 언어로 이야기하는데, 그 언어는 일종의 외국어다. 그리고 바로 그 외국어 가운데 하나를 해독하는 것이 과학자들의 영원한 꿈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학습의 열쇠는 흥미이고, 그 열쇠는 교수들이 갖고 있다.”

넷째, M.홉킨스 교수는,
“나는 학생들이 모른다고 말할 때 ‘아뇨, 학생은 알고 있으니 다시 생각해봐요’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그림을 그리거나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면 학생들은 곧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나는 학생들이 유추 과정에 시간이 걸릴 뿐,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는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걸 알고 있다. 이 사실은 교수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 밖에도 덜 가르치는 것이 가장 많이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 C.캐넌 교수, 우리가 배우고 가르쳐야 할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라고 한 R.샹커 교수의 교육철학도 새겨두어야 할만큼 소중한 가치관이다.

이 책에는 최고의 교수 8명이 등장한다. 특별한 수업 방식과 교육철학으로 무장한 당대 최고의 교수들이 보여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읽으며 ‘가르침’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고 타성에 젖은 내 일상을 두드리는 죽비소리로 다가왔다.

책 중간에 새겨진 에릭 호퍼의 교육에 대한 일침은 화두에 가까웠다. “교육의 주요 역할은 배우려는 의욕과 능력을 몸에 심어주는 데 있다. ‘배운 인간’이 아닌 ‘계속 배워 나가는 인간’을 배출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란 조부모도, 부모도, 아이도 학생인 배우는 사회이다” 라고! 나와 만난 아이들에게 영원한 배움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씨앗을 심어줄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잘 여문 씨앗을 정성스럽게!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말은 그 사람의 영혼의 울림, 정신을 반영하므로 말이 곧 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하려면 생각도 그렇게 해야 말도 튀어나온다.

교육을 바라보는 최고의 교수들의 특징은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매우 긍정적이고 밝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그들 속에 내재된, 잠들어있는 씨앗을 깨우라는 죽비를 내게 선물하고 갔다.

마지막으로 가장 감명 깊은 울림을 주었던 골드스타인 교수의 교육철학 12가지가 들어있는 48쪽과 49쪽은 교탁에 올려놓고 경전처럼 새겨 보면 좋은 글귀다. 이 책을 펴낸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최고의 보너스였다. <최고의 교수>를 곁에 두고 최고의 선생님들이 넘쳐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메모 수준에 가까운 글을 올린다.